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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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지난주 파리에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가보니까 유럽이 미국에서 아주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파리는 이곳보다 6시간이 빠른데, 비행기가 뉴욕에서 이륙한 시간이 오후 5시였고 파리에 착륙한 시간은 오전 5시였으니까, 비행시간만 정확히 6시간이었습니다.

 

입국 수속 후 공항을 나올 때 6시 반쯤 되었는데, 파리 외곽 북동쪽에 있는 샤를 드골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파리 중심에 있는 호텔에 도착하니 8시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감사하게도 호텔 직원이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고, 방이 원래는 오후 3시 체크인인데 12시가 되기 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방이 준비되기를 기다리는 사이 아들 은우가 호텔로 와서 오후 수업에 가기 전까지 우리를 데리고 이리저리 다녔습니다. 우리 부부만 왔으면 알지 못했을 만한 골목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그 사이 은우가 단골이 된 카페도 가보았고, 점심 식사도 현지인들이나 알 법한 시장 같은 데서 했습니다. 외국에서 아들과 만나 가족이 함께 다닌다는 자체가 참 신기하게 다가왔고 감사했습니다.

 

8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는 에펠탑 꼭대기까지 가는 표를 구하지 못하여 중간인 2층까지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은우가 미리 표를 사놓아서 처음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았습니다. 에펠탑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는 않지만, 언제 어디서 보더라도 참 멋집니다. 특히 나중에 다시 가서 본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8년 전에 갔었던 파리미국교회(American Church in Paris) 예배에 다시 참석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은 그때와 다른 분이었지만 이분도 그때처럼 우리 미국장로교 목사이셨고, 마침 예배 때 우리 앞자리에 있던 여성분이 알고 보니 사모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예배 후 잠시 두 분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유명한 오르세 미술관이 그 교회에서 멀지 않기에 예배 후 그리로 향하는데, 하필 그날 그 근처에서 시위가 벌어져 엄청난 수의 경찰들이 동원되고 모든 길을 다 막았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대신 거기서 또 멀지 않은 샹젤리제 거리로 가서 개선문까지 걸어갔습니다. 지난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개선문 옥상에 올라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올라갈 수 있었고, 그 위에서 본 파리의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가 바로 파리입니다. 그래서인지 은우의 친구들도 12월에 방문한다고 합니다. 대학교 친구들은 학기를 마치고 오기로 진작부터 정해놓았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들어보니까 이곳에서 초중고를 같이 나온 친구들도 12월 초에 파리를 방문한다고 했습니다.

 

어제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면서 미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콜럼버스에 이사를 올 때 집을 두 군데 알아보다가 현재 사는 집으로 결정한 것인데, 만약 다른 집으로 정했다면 그쪽은 다른 학군이기 때문에 은우와 함께 자란 친구들이 전부 달라졌을 것입니다. 부모인 우리가 집에 대해서 내린 결정 하나 때문에 아이의 주변 친구들이 바뀌고 인생도 달라졌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내리는 결정 하나가 사랑하는 자녀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 반드시 기도하며 결정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신실하신 하나님은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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