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577: 미국에 이민 온지 30년 되는 날 (11/13/2016)

이준원 2016.11.13 01:18 조회 수 : 555 추천:1

 

 

오늘은 제가 미국으로 이민 온지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1986 11 13, 당시 20세로 한국에서 대학교 2학년이던 저는, 가족(부모님과 남동생) 함께 South Carolina 주로 이민을 왔습니다.

 

한국의 김포공항을 떠나 로스엔젤레스 공항(LAX)으로 들어왔는데,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입국 심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민국 직원이 뭐라고 하는데, 아주 천천히 반복해서 말했기 때문에 약간 알아듣기는 했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창피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여 전혀 알아듣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러자 굉장히 답답해하면서 도장을 찍어주며 퉁명스럽게 저리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때라, 언제 다시 돌아올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쳐 비행기 안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한 환상(?) 있어서인지, 뭔가 설레고 희망에 부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도착한 환상은 여지없이 깨어졌습니다. 일단 영어가 되니 너무 불편했고, 당시 3이던 동생은 금방 9학년으로 들어갈 있었던 것에 비해 저는 대학을 다니다 왔기 때문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시험도 봐야 했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편입이 결정될 때까지의 8개월 동안은 정말 지루하고 답답했습니다.

 

이민을 오기 전에는, 미국에 가서 살기만 하면 영어가 저절로(?) 되는 알았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영어는 빨리 늘지 않았고, 한국어로 해도 어려운 철학 전공과목들을 영어로 공부하자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강의 노트를 열심히 받아 적어서 시험 그것만 외우면 되었는데, 미국에 오니까 데카르트, , 칸트 유명한 철학자들의 책들을 직접 읽게 하니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잘하지 못했던 수학이나 화학이 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이 강의하는 내용들을 정확히 알아들을 때가 많아서, 수업이 끝나고 옆에 있던 학생에게 다음 과제가 이것이 맞느냐고 확인한 후에야 강의실을 떠나던 것도 기억납니다. 게다가 미국에 온지 얼마 되어 미국을 알지도 못하던 제가 학기부터 하필미국사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했던 것은, 옆에 앉는 남학생이 마침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다녀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때마다 “I love Korean Soju!” 외치며 한국 사람인 저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그나마소주주쏘라고 잘못 발음했지만 말입니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30년이 흘렀습니다. 이민을 바로 다음 해인 1987년에 한국에서는 6 항쟁이 벌어져 엄청난 군중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며 나라 전체에 난리(?) 났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 운동권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친구들도 대부분 거리로 나가 시위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는 1987 6 이후 가장 많은 수의 국민들이 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인 일이 바로 어제 일어났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화요일 대통령 선거 이후 결과에 불복하는 사람들이 여러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 그와는 반대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공공연히 유색인종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공격을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0 동안 과학기술의 발전을 비롯하여 세상에는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미움, 갈등, 살인, 불의, 탐욕, 부정 등과 같은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므로, 앞으로 30 후를 바라보며 주님의 길로 더욱 힘차게 걸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7 #633: 상처의 증상을 진단하기(2) - 거절감의 증상과 치유 (12/10/2017) 이준원 2017.12.09 2114
276 #632: 상처의 증상을 진단하기(1) - 거절감의 원인들 (12/3/2017) 이준원 2017.12.02 1288
275 #631: 이단의 활동을 주의하십시오 (11/26/2017) 이준원 2017.11.26 670
274 #630: 마음의 치유와 회복(4) - 발전하고 깊어지는 상처의 해결책 (11/19/2017) 이준원 2017.11.18 563
273 #629: 마음의 치유와 회복(3) - 상처의 직접적 원인들 (11/12/2017) 이준원 2017.11.11 565
272 #628: 마음의 치유와 회복(2) - 상처의 간접적 원인들 (11/5/2017) 이준원 2017.11.04 571
271 #627: 마음의 치유와 회복(1) - 상처란 무엇인가? (10/29/2017) 이준원 2017.10.28 810
270 #626: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의 중요성 (10/22/2017) 이준원 2017.10.21 505
269 #625: 스마트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스마트폰 (10/15/2017) 이준원 2017.10.14 474
268 #624: 가족적인 분위기였던 연합부흥사경회 (10/8/2017) 이준원 2017.10.07 444
267 #623: 조금 아쉽지만 다른 방식으로 섬겨야겠습니다 (10/1/2017) 이준원 2017.09.30 459
266 #622: 나는 무엇 때문에 목회하는가? (9/24/2017) 이준원 2017.09.23 535
265 #621: 영적 도약의 기회가 되는 컨퍼런스 (9/17/2017) 이준원 2017.09.16 473
264 #620: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에 대한 해결책 (9/10/2017) 이준원 2017.09.09 476
263 #619: 놀라운 중보기도 응답의 결과 (9/3/2017) 이준원 2017.09.02 940
262 #618: 꽃을 피우는 과정과도 같은 신앙생활 (8/27/2017) 이준원 2017.08.26 456
261 #617: 삶의 변화를 위한 기초를 놓아주는 삶 공부 (8/20/2017) 이준원 2017.08.19 494
260 #616: 미래를 위한 내규 개정의 필요성 (8/13/2017) 이준원 2017.08.12 532
259 #615: 목회자 컨퍼런스를 위한 특별헌금에 동참해주십시오 (8/6/2017) 이준원 2017.08.05 508
258 #614: 뉴욕에서 만난 고흐 (7/30/2017) [1] file 이준원 2017.07.30 588


9480 S. Old State Rd, Lewis Center, OH 43035 / Tel: (614) 433-7155 / E-mail: kpcc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