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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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리 교회에 와서 8년여 동안 우리 교회 성도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집례한 적이 번도 없었다가, 2 전부터 분이 돌아가시면서 장례예배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믿는 분이 돌아가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쓰는 용어 가운데 모르기 때문에 크리스천으로서 잘못 사용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또한 장례식을 치를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는 같아, 이번 부활절을 맞이하여 그러한 용어와 태도에 대해 정리해보기 원합니다.

 

우리 신자들은 장례예배를 단순히 '장례식'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천국환송예배'라고 부릅니다. 방금 세상을 떠나신 교우님이 하나님 품에 안겨 있을 것을 분명히 믿기에, 그분을 천국으로 환송하는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국환송예배 때는 검은색만 입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화려한 원색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겠지만, 적절히 밝거나 차분한 색의 옷을 입음으로 부활의 소망과 천국의 기쁨을 믿음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장례식 검은 옷과 흰옷을 입는 전통은 죽음 후의 막연한 두려움이 문화적인 표현으로 굳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시신이나 앞에 와서 절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머리 숙여 인사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시신 앞에서는 절보다는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님, 이분이 예수님을 믿고 주님 앞에 가게 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주님 품에서 편한 안식 가운데 있다가 다시 만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뜻을 모르고 생각 없이 쓰던 용어들도 바르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사이에 한국에서 예배 용어를 바로잡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소천하셨다"라고 하면 틀리고 "소천 받으셨다" 말이 맞는다고 합니다. '별세(別世)'라는 말보다도 "하나님 품에 안기셨다" 또는 "천국에 가셨다" 표현이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자신의 아내 사라의 죽음 앞에서 곡을 하며 울었습니다(창세기 23:2). 그러나 그것은 이상 땅에서는 없다는 사실에 대한 슬픔의 표현이지, 결코 절망의 눈물이 아닙니다. 아무 소망이 없는 것처럼 시신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거나 몸부림치는 것은 신앙인의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사망'이나 '영결'이라는 용어도 '영원히 이별한다' 뜻이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됨을 믿는 부활 신앙과는 맞지 않습니다.

 

또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을 아주 많이 하는 것을 보는데, '명복(冥福)'이라는 것은 불교 용어입니다. 불교신자가 죽은 심판을 받는 곳을 '명부(冥府)'라고 하는데, '명복' 거기에 가서 복을 받으라는 뜻으로서 죽은 사람이 복을 받아 극락에 가라는 불교의 내세관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49()' 불교식 장례의식으로서, 사람이 죽은 49일이 되면 죽은 사람의 극락왕생이 결정된다는 불교의 전통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믿는 자들은 그런 말보다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며 격려해드려야겠습니다.

 

'미망인(未亡人)'이란 말도 특정한 사람의 죽음을 따라 가족을 강제로 죽여서 묻는 고대 중국 은나라의 장례 풍속인 순장 제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그러므로 미망인은 '남편이 죽었으니 마땅히 같이 죽어야 몸인데 아직 죽지 못하고 살아 있는 여인'이라는 뜻입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우리의 부활 신앙을 돌아보는 가운데, 천국 잔치의 출발인 신자의 죽음 앞에서 바른 언어 사용과 태도로 부활 신앙을 표현해나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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