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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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해의 성탄주일이며, 이번 주 목요일이 성탄절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름을 실감하는데, 특히 요즘은 더욱 그렇게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우리 교회에서 사역하는 마지막 주일이 1월 4일이니까 이제 딱 2주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초 사임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종말론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늘 이곳에서의 끝을 염두에 두면서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때마다 함께 모이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올해가 마지막이 됩니다. 저에게는 이제 우리 교회에서 드리는 새해맞이 감사예배도 마지막이고, 새해를 이곳에서 맞이하는 것도 마지막이며, 그 외에 제가 지금 여기서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들도 다 마지막입니다.
실제로 지난주 수요예배가 저에게는 이곳에서의 마지막 수요예배였고, 다시는 우리 교회에서의 수요예배가 저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주일도 두 번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번 예배 때마다 더 간절함을 느낍니다. 시간이 많이 주어져 있다고 생각될 때는 특별한 느낌 없이 당연하게 참석하고 인도하던 예배들과 모임들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여러분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참 어리석은 것 같습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마치 영원히 함께해줄 것처럼 생각하며 소홀히 대할 때가 많습니다. 예배도 매주 주일예배, 수요예배, 토요새벽예배 등 항상 있으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 예배할 때가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삶 공부와 목장 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어리석은 것은, 자기의 삶이 지금 이대로 영원할 것처럼 생각하며,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시간을 사용하고 노력을 기울이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놓쳐버린 채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으로 볼 때, 저에게는 이곳에서의 삶에 곧 마지막 날이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허투루 하지 않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며 하게 됩니다. 이제 때가 되면 더 이상 그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떠나고 나면 우리 교회에서 계속 설교하며 삶 공부를 인도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삶 공부는 지난 <새로운 삶> 18기가 마지막이었고, 설교도 1월 4일이 마지막 설교가 됩니다. 그래서 몇 주 전부터 남은 시간 동안 무슨 설교를 해야 할지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지금의 “사명을 따라 사는 인생” 시리즈로 마무리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제 몇 번 안 남은 설교인데 쓸데없는 내용을 다룰 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말씀을 전하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사임 후 떠나고 나면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 교제하며 사역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종말론적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우리 모두 매일 그렇게 종말론적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연로하신 분들은 자녀 손과 믿음의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십시오. 장년이신 분들은 아직 건강하고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을 때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시길 소망합니다. 청년들은 오락이나 잡기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가운데 실력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