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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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제가 미국장로교 동북 대회(Northeast Synod) 한인교회협의회(KPC)의 초청으로 세미나를 인도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어떤 세미나였는가 하면, 릴리 재단에서 주는 목회자 안식년 지원금(Lilly Clergy Renewal Program)을 신청하는 방법과 어떻게 하면 그것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알려드리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015년 릴리 지원금을 받아 첫 번째 안식월을 가지고 돌아온 이후, 아주 열악하고 힘든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사역하시는 목사님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기에, 제 경험을 살려 한 분, 두 분 신청을 도와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뽑히는 것이 절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 떨어지셨다는 분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여러 목사님들이 릴리 지원금을 신청하시는 데 도움을 드렸는데, 그러던 중 몇 분이 합격하시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제가 도와드려 합격한 분들이 받은 지원금 액수를 모두 합쳐서 100만 달러를 달성하게 되면 릴리 일타강사(?)에서 은퇴하겠다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이것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수준이 되었고,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도와드려 합격하신 분이 작년까지 16명이었는데,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많은 5명이 합격하시는 바람에 총액이 116만 달러가 된 것입니다.
이제 릴리 강사에서 ‘은퇴’했다는 말은, 제가 그동안 어디를 가든지 먼저 나서서 릴리 지원금 신청에 대해 알리고 권했는데, 이제 그런 일은 그만하겠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것을 받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어서 신청서 내용이 바뀐 것도 있고, 이제는 최근에 합격하신 목사님들이 나서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은퇴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하는 분이 계신다면 계속 도와드리려 합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 동북 대회 한인교회협의회에서 이것에 대해 강의해달라고 연락이 와서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Zoom으로 해도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강의를 듣는 것뿐 아니라 직접 만나서 자유롭게 질문도 하고 대화하기를 고대하는 목사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꼭 와서 해달라고 하여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제가 지난 2015년 여름 3개월 동안 릴리 안식월 지원금을 통해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유럽의 여러 명소를 경비 걱정 없이 마음껏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곳들을 다니는 가운데 목회로 애쓰시는 동료 목사님들이 자꾸 생각나면서 ‘나만 이렇게 좋은 걸 누려서 되겠나? 다른 분들도 이렇게 좋은 곳들을 와 보시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힘들게 목회하시는 다른 목회자들, 특히 작은 교회 목사님들도 저와 같은 혜택을 누리시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으로 릴리 지원금 신청을 돕기 시작했던 것이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2016년에 처음 한 분을 도와드려서 뽑히신 이후로 올해까지 매년 꾸준히 도와드린 결과, 10년 만에 총액 1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특히 작년과 올해는 각각 열 분이나 도움을 요청하실 정도로 이제는 많은 목회자에게 안식월이 절박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님이 주신 사명을 따라 열심히 섬기시는 목사님들이 릴리 지원금을 꼭 받아서 충분한 안식을 취하고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실 수 있기를 소망하며, 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