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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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처럼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갈 때마다 항상 만나는 목사님 몇 분이 있는데, 그중 캐나다 밴쿠버 사랑의교회 이은진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 교회는 우리보다 1년 먼저 가정교회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를 시작할 때 제가 그분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주 컨퍼런스에서도 반갑게 만나 잠시 교제를 나누었는데, 집에 돌아온 후 오랜만에 그분의 목회 칼럼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글이 있어, 그것을 정리하여 여기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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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얻게 된 사람들의 뒷이야기들이 종종 기사에 나곤 합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기사에 소개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형편이 복권 당첨 이전보다 더 못해진 것을 봅니다. 돈뿐 아니라 건강과 가족까지 잃고 폐인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복권에 당첨된 것이 복이 아니라 오히려 화가 되었습니다. 복권에 당첨되지 않은 것이 더 나을 뻔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복권에 당첨된 것 자체는 화가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삶의 방향이었습니다. 자기 손에 돈이 쥐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돈이 쥐어지는 순간 사람은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방향으로 달리게 됩니다. 유익한 방향이 될 수도 있고 그릇된 방향이 될 수도 있는데, 그 방향은 상황이 올 때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사람 내면에 새겨져 있는 삶의 방향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뿐이지,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그 상황은 자기 마음의 중심을 분별할 수 있는 현장이 됩니다. 내가 평소에 무엇을 마음속에 담고 있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자신의 마음을 옳은 쪽에 연결해 두고 있어야 합니다. 미리 연결해 두고 있지 않으면 소용돌이치는 상황과 하나가 되어버리고, 상황과 하나가 되어버리면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일을 하더라도 결국 그 일로 말미암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상처를 입거나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금이 가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 자체로 어떤 다른 것으로도 대체되거나 섞이거나 변질이 될 수 없는 우리 삶의 기준입니다. 내 기준으로 감히 끌어내려서 혼합할 수 없는, 순결하고 온전하고 확실한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이 언제나 우리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군더더기를 붙이거나 부연 설명 하나 없어도 옳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이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은 언제나 당당하고 명확하고 확실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말씀의 기준을 방향으로 삼은 사람은, 누가 무엇을 알려주거나 머릿속에 넣어주려 할 때 그것이 자기 안에 있는 말씀과 다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부딪침이 일어납니다.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하나님께 속한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여 바라보는 힘이 생깁니다.

 

내 안에서 지킬 것을 지켜야 합니다. 누군가가 밀어 넣어주는 답이 아니라, 내 안의 세미한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상황에 휘둘리는 인생이 되지 않고, 말씀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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