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목회자나 선교사는 계속해서 영적으로 나누어주며 에너지를 밖으로 쏟아내는 사역을 하기에 육체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고갈되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영적 고갈이 가장 심각합니다. 그래서 안식년을 통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얻도록 합니다.
그러나 대형 교회가 아닌 보통 미국 이민 교회에서 목사가 1년 동안이나 안식년을 가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미국 교회들을 봐도 1년씩 안식년으로 나가는 목회자는 거의 없고, 보통 3~4개월 정도 안식월을 하는 것을 봅니다. 우리 교회가 속한 노회에는 ‘안식년 정책(Sabbatical Policy)’이 있는데, 6년 동안 사역한 후에 갈 수 있으며, 한 번에 최소한 3개월은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노회의 허락을 받을 때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애초에 노회에서 정해놓은 목회자 휴가가 1년에 4주이기에, 5주 동안 안식월을 가겠다고 하니 그것은 안식월이 아니라 휴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 형편상 3개월 동안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열심히 설득한(?) 끝에 간신히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갖게 되는 안식월은 이번 주 금요일(6월 27일)에 시작해서 7월 31일까지 총 5주입니다. 이미 2년 전에 당회에서 두 번째 안식월을 가질 것을 결정해놓았지만,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그동안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이번에 안식월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들 은우가 대학을 졸업하고 가을에 뉴욕으로 일하러 가기 전까지 여름 3개월 동안 집에 머물겠다고 늦게 결정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날짜를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열흘 전에 돌아가신 장모님의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었던 것이 이번 안식월을 결정한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도 더 일찍 떠나지 못한 것은, 안식월이 갑자기 결정되다 보니 주일예배 설교자를 찾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6월 말에 시작하기로 결정되었는데, 그사이에 장모님이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저희 부부가 한국으로 가는 길에 먼저 동부로 가서 아는 사람들을 잠깐 보고 그곳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비행기표를 사놓았는데, 그동안 힘드신 가운데에도 잘 버티시던 장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제 아내만 먼저 일정을 바꾸어 한국으로 급히 나갔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발인을 비롯한 모든 장례 절차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도 한국에 나가면 아내와 같이 있다가 7월 23일에 함께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남은 일주일 정도는 동생네 가족 방문을 비롯하여 미국 내 여행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며, 8월 1일부터 교회 사역에 복귀합니다.
안식월 동안 주일에는 네 분의 목사님들이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6월 29일은 작년에도 오셨던 최정석 목사님(미국장로교 연금국), 7월 6일 이미란 목사님(벧엘연합감리교회 은퇴목사, 교회협의회 고문), 7월 13일 박준식 목사님(오하이오 감리교신학대학원 교수), 7월 20일 이칠익 목사님(나사렛 소망교회 은퇴목사, 교회협의회 고문), 그리고 7월 27일은 다시 박준식 목사님이십니다. 수요예배는 장로님들과 영상 설교를 병행하며, 토요새벽예배는 다섯 분의 장로님들이 한 주씩 맡아 주십니다.
제가 없는 동안 여러분 모두 주일예배뿐 아니라 수요예배, 토요새벽예배, 목장 모임에 더 열심히 참여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번 안식월이 저희에게 귀한 안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되도록, 또한 매일 안전과 건강을 위하여 함께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