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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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삶> 공부에서 배우는 핵심은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관계’입니다. 마태복음 22장에 보면 한 율법 교사가 예수님께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 하고 묻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가는 계명이다.”라고 대답하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님의 이 대답은 무릎을 치며 감탄할 정도로 아주 기가 막힌 말씀입니다. 가장 중요한 첫째 계명이 ‘하나님을 잘 믿어라’, ‘말씀에 순종해라’, 또는 ‘예배에 힘써라’와 같은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라.”인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즉,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어떻게 영이신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측정할 수 있겠습니까? 열심히 예배드리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예배에 참석하는 동안에도 얼마든지 다른 생각을 하거나 예배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예배에 꼬박꼬박 참석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하나님 사랑을 증명할 방법을 예수님이 곧바로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네 이웃을 네 몸(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하시기 직전에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라고 하시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 계명이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둘째 계명이라고 하십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계명에는 첫째와 둘째라는 순서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먼저 사랑해야 이웃을 사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의 두 번째 의미는, 이웃 사랑(“둘째 계명”)도 하나님 사랑(“이것”)과 똑같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정리해 보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증명된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먼저는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가 세워진 사람만이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웃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 속에서 신실한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이웃을 사랑하며 살게 되어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사랑의 관계가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섬기기를 힘써야 합니다. 그래서 목장이 중요합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며, 섬기기를 연습하고 훈련하는 장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삶 속에 이웃을 향한 사랑과 섬김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잘 믿지만 다른 사람들과 사랑의 관계가 없거나 관계가 나쁘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를 잘 믿어라.’ 하시는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해라.’ 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거기 계십니다.
이것을 너무나 잘 이해한 사도 요한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서 완성된 것입니다.” (요한일서 4:12,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