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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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사역원 웹사이트에 가면 ‘원장 코너’가 있어서, 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 목사님을 비롯하여 미주, 한국, 대양주 가사원장이신 분들이 매주 한 명씩 돌아가며 가정교회 사역에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써서 올리십니다. 다른 분들의 글도 다 좋지만, 그중 한국가사원장 이경준 목사님은 기발한 글을 쓰실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또 이경준 목사님이 쓰신 유익한 글을 보고 그것을 정리해서 여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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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길에 읽은 신문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는데, 도시에 살다가 귀농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은 “아가 잘 있나?”였습니다. “아가잘있”은 “아는 척하지 말라. 가진 척하지 말라. 잘난 척하지 말라. 있는 척하지 말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고, 마지막의 “나”는 의문사로 붙여 만든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가정교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1. “아는 척하지 말라.” 교회 안에서 늘 주의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아는 척하지 않는 것입니다. 회의할 때도 중요한 안건일수록 단정적으로 주장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단정적으로 말하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본의 아니게 반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단순한 의견으로 제시하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부담 없이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모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가진 척하지 말라.” 교회 공동체는 문턱이 없어서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나이, 출신 지역, 재력, 학력,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돈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자꾸 구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교회에도 그런 문화가 그대로 흘러들어오기 쉽습니다. 저의 교회에서 물품을 기증한 사람을 밝히지 않은 것도, 누가 얼마를 헌금하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3. “잘난 척하지 말라.” 세상은 사람을 채용할 때 주로 학력이나 경력을 봅니다. 이익을 내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스펙’이라 부르는 것들을 교회에서 따진다면 교회 공동체는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효율을 주로 따지지만, 교회는 효율이 아니라 효과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입니다.
4. “있는 척하지 말라.”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기 자랑 버릇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자기가 어떤 유명한 사람을 안다는 것을 더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 안의 비교의식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비교의식은 가는 곳마다 공동체를 흔들어 놓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내가 낫다고 생각하면 우월감을 느끼고, 내가 더 못하다고 생각하면 열등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월감이나 열등감은 절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맞는 달란트를 주셔서 그것을 착하고 신실하게 사용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아가 잘 있나?”(아는 척, 가진 척, 잘난 척, 있는 척) 하지 말고, 각자가 받은 재능과 은사를 잘 발휘해서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일에 아름답게 드려져야겠습니다. 교회 안의 성도들이나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여주어야 할 모습은 다툼이나 허영이 아니라, 오직 사랑과 섬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