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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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회편지 제목이 무슨 말인지 의아하게 느껴지십니까? 특별한 뜻은 아니고, 오늘이 부활주일인데 마침 ‘목회편지’가 1004(천사) 호라는 말입니다. ^^
지난 40일 동안의 사순절과 특히 그중에도 지난 3주 동안의 다니엘 금식기도, 그리고 지난 한 주 동안 고난주간을 지내며 큰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음식과 미디어를 절제하며 지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힘을 주셔서 잘 견디며 은혜와 감사함 가운데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부활주일(Easter Sunday)을 맞이하여 부활절(Season of Easter)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부활절은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절 전까지 7주 동안 계속되는 절기로서, 성탄절보다 더 오래된 기독교 최초의 절기인 동시에 최고의 절기입니다. 사실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절은 정확한 날짜를 모르기 때문에 후대에 가서 인위적으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정했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은 유대인의 유월절 기간에 오는 주일로 날짜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가 부활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기독교 신앙이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기초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부활 장’이라고 하는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만약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되고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다시 말해,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 신앙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상 첫 번째 교회인 예루살렘교회를 비롯하여 세계의 모든 교회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인 일요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작은 부활절’이자 ‘주님의 날(주일)’로 정하고 매주 그날 모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고난과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절제와 묵상으로 나아가는 절기인 사순절의 40일에는 주일이 포함되지 않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주후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밀라노칙령을 통해 기독교의 주일을 공휴일로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통해 우리에게 참된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다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가 되며,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사랑과 공의의 나라가 이 땅에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던 상황이, 부활이라는 극적인 대반전을 통해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바꾸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단지 예수라는 한 개인이 죽었다가 살아난 기적 차원이 아닙니다. 부활은 전쟁, 기근, 죽음, 불안, 염려, 고통으로 가득했던 죄악 된 세상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심판받고, 이제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서 참된 평안과 사랑과 구원을 가져오는 하나님 나라가 새롭게 시작되었다는 복된 소식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널리 전하고 선포해야 할 복음입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사순절의 마지막 3주 동안 다니엘 금식기도를 하고 나서 부활절을 맞이할 때 기도 응답의 감사함과 영적 성장의 기쁨을 느끼는 동시에 부활의 영광과 감격이 훨씬 크게 다가옴을 경험합니다. 이번 부활절을 맞이하여 부활하신 주님께서 지금도 살아 역사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바로 우리 각자의 삶과 우리 교회를 통해 생생하게 드러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