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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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교회에서 처음 도입하여 시작한 다니엘 금식기도가 올해로 6년째입니다. 원래는 9년째가 되어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기간(2020~2022년)에 3년 동안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다른 때와 확실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 아내가 없이 저 혼자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3월 29일 다니엘 금식기도가 시작된 직후인 4월 1일에 아내가 한국에 나갔기 때문입니다.
올해 87세이신 장모님이 오래전부터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작년에는 이전에 비해 갑자기 병원 응급실로 가셔야 했던 횟수가 많아지더니, 결국 얼마 전 요양병원이 아니면서도 환자들을 전적으로 돌봐주는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다니엘 금식기도 시작 하루 전에 갑자기 장모님이 음식을 드시지 못하고 마지막이 가까운 것 같다는 소식이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뵙겠다고 한국으로 나간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아내가 한국에 도착한 후 장모님은 건강 상태가 조금 나아지셨습니다. 음식을 아예 못 드시다가 얼마 전부터 미음을 드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주 연약한 상태이십니다. 의사들 말로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라고 하니,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셔도 언제 어떻게 되실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아내가 한국으로 나가고 혼자 다니엘 금식기도를 하지만, 생각보다 그다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좋습니다. 고기나 디저트 생각이 전혀 나지 않으며, 채소, 과일, 두부, 감자, 고구마, 옥수수, 견과류 등만 먹어도 배가 꽤 부릅니다. 평소에 커피를 하루에 큰 잔으로 두 번은 마셨는데, 커피 생각도 전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차를 마셔보니 아주 좋습니다.
다만 혼자 있으면서 우리 집 반려견 부머(Boomer)를 아침저녁으로 동네 한 바퀴씩 돌리고, 점심때도 간단히 집 앞에서 산책시키느라 상당히 바쁩니다. 특히 저녁에 삶 공부나 수요예배가 있으면 더 바빠집니다. 1년 반 전에도 아내가 한국에 갔었는데, 그래도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해가 많이 길어졌기에 그때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개를 산책시키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면서 감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 주제는 ‘감사’입니다. 오스틴 늘푸른교회에서 3년 전 만들어놓은 영상을 기도수첩 대신 사용하는데, 너무 좋습니다. 덕분에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가 다른 때보다 감사 제목이 더 풍성해졌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독교 강연이나 설교 영상들, 그리고 신학 도서를 통해서도 큰 유익을 얻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여러분께 제안해 드렸던 것인데, 내일부터 시작하는 고난주간에는 다 같이 요한복음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종려주일인 오늘 1~3장, 월 4~6장, 화 7~9장, 수 10~12장, 목 13~16장, 금 17~19장, 토 20~21장을 읽으면, 정확히 금요일에 예수님이 고난받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부분을 읽게 됩니다.
이번 고난주간 동안 기도팀과 함께 새벽에 나와 서로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할 때, 하나님의 응답을 반드시 경험하게 될 줄 믿습니다. 금요일에는 되도록 한 끼 이상 일반 금식으로 하며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다가 저녁때 성금요일 예배에 오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토요일 새벽에는 함께 간증을 나누게 되며, 예배 후 기도팀별로 식사를 나누면서 큰 기쁨 가운데 다니엘 금식기도를 마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