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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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한 사람이 종신형을 선고받고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딴섬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감방은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없을 정도로 좁았으며, 환경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더러웠습니다. 면회와 편지는 6개월에 한 번만 허락되었고, 간수들은 툭하면 그를 끌고 나가 고문하며 폭력을 가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찾아볼 수 없었고, 견딜 수 없는 모욕과 수치와 고통만 있는 절망의 장소였습니다.
감옥에 들어간 지 4년이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다음 해에는 큰아들마저 자동차 사고로 죽었지만, 그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의 아내와 딸들은 14년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이유도 모른 채 강제로 집에서 쫓겨난 뒤 고립된 흑인 거주 지역으로 끌려갔습니다. 둘째 딸은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그가 멀리 떨어진 감옥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4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큰딸이 자녀를 낳아서 찾아왔습니다. “아빠, 그때 편지로 말씀드린 제 딸의 이름은 정하셨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럽고 구겨진 종잇조각을 내밀었습니다. 딸은 그 쪽지를 펼쳐 보고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겨우 참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아즈위(Azwie, 희망).”
그 후에도 그는 온갖 치욕과 고통을 계속 당했는데, 그러다 마침내 그때로부터 13년 후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1964년부터 1990년까지 26년 동안이나 갇혀 있었는데, 45세에 억울하게 잡혔다 71세가 되어서야 풀려난 것입니다. 오랜 기간 혹독한 강제 노역과 고문에 시달리다 출소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건강한 모습으로 출소했습니다. 그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감옥 안에서 매일 감사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감사를 통해 얻은 희망을 품고 절망을 이겨냈던 것입니다.
그 후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 분리 정책을 없애고 남아공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자기를 박해하며 혹독한 고통을 겪게 만든 정적들에게 보복한 게 아니라,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품어주었습니다. 그런 그는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그가 2013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 언론들은 그를 가리켜 ‘인간의 품격을 한 계단 올려놓은 사람’이라고 하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입니다.
어떻게 그는 그토록 오랜 절망과 고통의 세월을 견디어 낼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위대한 변화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아즈위’(희망)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넬슨 만델라가 위대한 지도자로 인정받는 것은, 그가 정의를 추구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대적들조차 용서와 사랑으로 품어줌으로써 세상에 희망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만델라처럼 희망을 주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보스들로만 넘쳐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도, 미국도, 다른 나라들도 보스가 되려는 사람들만 많지, 진정한 리더로 섬기려는 사람들은 잘 안 보입니다.
보스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지만, 리더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보스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해서 자기 이득을 얻으려 하지만, 리더는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고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백성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애씁니다. 지금 세상은 이런 진정한 리더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각자가 바로 그런 리더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