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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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후한 시대는 조조의 위나라, 유비의 촉나라, 손권의 오나라가 서로 힘을 겨루던 때였습니다. 위나라를 다스리던 조조는 영토확장을 위해 북방의 변방 민족인 오환족을 정벌하기로 했는데, 그때 많은 신하가 북방 정벌을 반대했습니다.

 

우리 남쪽으로는 손권의 오나라가 둘러싸고 있고, 서쪽은 유비의 촉나라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에 대한 방비를 소홀히 한 채 북방 정벌에 나서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하지만 북방 정벌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조는 과감히 북방 정벌에 나섰고, 오환을 점령하고는 더 나아가 아예 북방 통일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백성의 환호를 받으며 돌아온 조조는 북방 정벌을 반대한 신하들이 누구인지 조사하여 이름을 적어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북방 정벌을 반대했던 신하들은 크게 두려워했습니다. 조조가 성공한 사람에게는 큰 상을 주지만, 실수하거나 실패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벌을 내리는 엄격한 군주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서워 떨며 벌을 기다리던 신하들에게 어쩐 일인지 큰 상이 내려졌습니다. 그때 어리둥절한 신하들에게 조조가 말했습니다.

 

북방 정벌은 그대들이 말한 대로 위험한 도박이었다. 여기에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하늘의 도움이 컸다. 그대들이 반대했던 것은 신하로서 당연한 일이었으니,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소신 있는 의견을 청하기 위해 상을 내리는 것이다.”

 

조조에 대해서는 탁월한 군사적 재능, 뛰어난 정치적 수완, 훌륭한 문학적 재능 때문에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잔혹한 성품을 지녔고 권력욕이 지나쳤으며 간교하고 흉악한 인물이었다는 부정적 평가도 받습니다. 비록 조조가 그렇게 복잡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자기의 정책에 반대했던 신하들을 벌하기보다 오히려 소신 있게 의견을 말하라는 뜻에서 상을 내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웬만한 요즘 정치 지도자들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자기에게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바로 적대시하고 공격하며 내쳐버립니다.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 정국 때문에 이전에 비해 한국 뉴스나 정치 평론 프로그램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얼마 전 어느 정치평론가가 한 말이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정치적 반대자와 싸우는 것은 작은 용기만 있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지자와 맞서는 데에는 진짜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가 갈등과 다툼으로 갈라진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용기를 가진 지도자들만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올바른 길을 가려고 하기보다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에만 급급합니다. 그래야만 높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반대자들과 날을 세우고 싸우기만 하지, 혹시 자기 편이 잘못했더라도 그것에 대해 바른말을 하거나 바로잡아주지를 못합니다. 큰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진정한 용기를 가진 분이셨습니다. 지지자들의 잘못된 야망에 맞서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셨고, 반대자들은 품어주셨습니다. 자신을 배신하는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고, 심지어 자신을 십자가에서 죽게 만든 자들을 용서하셨습니다. 이 시대는 예수님이 가지셨던 진정한 용기를 가진 지도자들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우리가 바로 이 예수님의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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