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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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되어 혼란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둘로 갈라져 갈등하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이셨던 최영기 목사님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글을 쓰신 것을 읽고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해서 여기에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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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양극화(polarization)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물을 이분법으로 보아 생긴 결과입니다. 좋든지 나쁘든지, 선하든지 악하든지, 내 편이든지 적이든지, 모든 것을 둘로 나누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세상은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분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성선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범죄자를 처벌해서는 안 되고, 그들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선하게 대한다고 반드시 선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의도를 악용해서 큰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면 성악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들을 감옥에 처넣어 사회와 격리하는 것이 사회 질서와 안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소설 <장 발장(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자베르 경위가 이런 신념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 발장처럼 개과천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성선설). 그렇지만 죄로 인하여 악해졌다고 말합니다(성악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하면 자신 안에 거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악한 사람이 선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성경은 이분법이 아닌 제3의 관점으로 인간을 봅니다.
여성의 지위에 관해서도, 전통적인 문화권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대 페미니스트들은 남성과 여성이 모든 면에서 똑같다고 주장합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 여성과 남성의 구분 없이 동등하다고 말함으로(갈라디아서 3:28) 남존여비 사상을 배척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의 머리이기에 순종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에베소서 5:24), 과격한 페미니즘도 부정합니다. 이처럼 성경은 이분법을 거부하고 제3의 관점을 제시합니다.
세상의 권위에 관해서도 성경은 이분법을 거부합니다. 세상 권위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날 때 사도 베드로는 그것에 도전했습니다(사도행전 5:29). 그러나 세상 권위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니 순종하라고도 가르칩니다(베드로전서 2:13~14). 이것 역시 제3의 관점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좌우로 갈려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천들은 한쪽이 절대 선이고 다른 쪽은 절대 악이라는 세속적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적어도 크리스천들만큼은 성경에서 제3의 관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협상과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참 자유 민주주의가 이 땅에 존속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