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지난 1월 20일(월)은 세 가지로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첫째, 그날은 마틴루터킹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로서, 흑인인권운동가였던 마틴루터킹 목사의 생일을 기리며 연방 공휴일로 제정된 날입니다. 둘째로, 그날은 미국 제47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콜럼버스에 사는 우리에게는 1월 20일의 세 번째 의미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곳 오하이오 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 OSU) 풋볼팀이 1월 20일 열린 전국 대학 풋볼 결승전에서 승리하여 챔피언이 된 것입니다.
OSU 팀은 지난 11월 말 미시간 대학교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직전까지 전국 랭킹 2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시즌 증에는 당시 1위였던 오리건(Oregon) 대학교에 원정 가서 1점 차로 아깝게 진 것 외에는 모두 승리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시간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어이없게 패하고 만 것입니다.
작년 우승팀이었던 미시간이 올해는 별로 잘하지 못해서 OSU와의 경기 직전까지 무려 5패나 당하고 있었고, 따라서 랭킹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약팀을 상대로 당시 전국 2위였던 강팀 OSU가 이상할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고, 그것도 홈에서 열렸음에도 패하고 말았습니다. 미시간과의 경기 후 다수의 전문가들은 OSU가 올해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첫 경기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9번 시드였던 테네시 대학교를 42-17로 가볍게 이긴 것입니다. 두 번째 경기인 8강전에서는, 시즌 중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겨주었으며 당시 무패로 1위를 달리던 강력한 우승 후보 오리건 대학교를 41-21로 격파했습니다. 기세를 몰아 4강전에서는 텍사스 대학교를 28-14로 이겼으며, 마침내 결승전에서 노틀담(Notre Dame) 대학교를 34-23으로 물리치고 2025년 미국 대학 풋볼 우승을 차지하여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플레이오프에서 OSU가 상대했던 네 팀 모두 높은 랭킹의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었는데, 그들 모두를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이길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약팀에게 무기력하게 졌던 팀이 짧은 시간 안에 이토록 강한 팀으로 변한 것인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는데, 팀 내 상황이 알려지면서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경기 승리 후 방송국 리포터가 선수들과 인터뷰할 때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라고 답하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특히 쿼터백 선수는 항상 인터뷰의 첫마디가 “저의 구세주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스타 러닝백 선수도 리포터의 질문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답해서 리포터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다른 선수도 결정적인 가로채기를 한 후 자기를 비추는 카메라를 향해 “할렐루야! 땡큐 지저스!”라고 외쳤습니다.
알고 보니 선수들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똘똘 뭉쳐서 자칫 시즌 마지막 경기 패배로 무너질 수 있었던 위기를 극복했다고 합니다. 또한 위를 향한 신앙뿐 아니라,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용기를 북돋우어주며 나아갔더니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서로에게 단지 친구나 동료 정도가 아니라 믿음 안에서 완전히 한 형제와 가족이 되어 챔피언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