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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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일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로 시작된 현재 상황에 관하여 한국가정교회사역원장이신 이경준 목사님이 쓰신 글을 보고 정리해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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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이러한 때에 느헤미야서를 읽다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내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나라와 동족의 아픔을 함께할 줄 알아야 합니다. 느헤미야가 바로 그랬습니다. 그는 페르시아의 높은 관원으로 있으면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동족들의 형편을 살폈습니다. 그래서 유다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큰 고통과 능욕을 받으며, 예루살렘 성벽은 무너지고 성문이 불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헤미야는 주저앉아서 여러 날 동안 슬퍼하며 금식하고 기도했습니다.
사실 아무리 나라가 어수선해도 정치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살지 않으면, 웬만한 사람들은 별 문제의식이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편안한 곳에 있으면서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관계하지 않고 그저 거기에 안주하여 살 수도 있지만, 성도라면 그래선 안 되고 나라와 동족의 형편을 살펴야 합니다.
둘째는, 지금 상황을 나의 문제로 알고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합니다. 저는 나라가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가장 먼저 정치가들을 비난했고 또 국민의 민족성을 탓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을 위하여 밤낮으로 기도하면서 이스라엘 자손의 죄들을 고백했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와 자기 집안까지도 그런 죄들을 지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과연 나는 뉴스나 유튜브에 나오는 나라의 어려움과 아픔을 보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반성했습니다. 위정자들을 비난한 적은 있어도, 그들을 위하여 기도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모든 것이 “내 탓이오.”가 아니라 “네 탓이오.”라고만 부르짖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나라의 어려움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나라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며 기도하는 일입니다. 저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자연스럽게 위정자들에 대해 불평불만과 그들을 불신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195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저는,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 일들을 많이 경험했는데, 특히 대학생 때는 데모가 없던 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73년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로 여의도에 100만 명의 성도들이 모였던 일, 1974년 엑스플로 ’74로 모였던 일, 그 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나라가 되었던 일 등을 기억하면서, 다시 기대 가운데 기도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짓고 여러 나라에 흩어 버려지게 되었지만 주님께로 돌아와서 계명을 지키고 실천할 때, 쫓겨난 백성이 하늘 끝에 가 있을지라도 주님은 거기서 한데 모아 주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하신 그 말씀을 기억하며 기도했습니다. 절망이 아니라 회복의 가능성을 놓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저도 이 나라의 회복을 기대하며, 그리고 이 나라를 다시 사용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