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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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분들도 계시고,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어떻든지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우리 교회뿐 아니라 요즘은 어느 교회에든지 정치적으로 보수 지지자가 있고 진보 지지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각자 나름의 시각으로 현 사태를 바라보고 계실 텐데, 다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셨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고 판단하지 않도록 각별하게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생각이나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도 틀린 점이 있을 수 있고, 상대방의 말에도 옳은 점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태도는 이것도 틀렸고 저것도 틀렸다고 하는 양비론이 아니라, 오히려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서 옳은 것은 옳다고 할 수 있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설교나 목회편지에서 정치 이야기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교인 중에도 정치적 입장이 사람마다 다르고 여러 다른 의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목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8년 전과 비슷하게 한국의 대통령 탄핵 상황을 다시 맞으면서, 제 생각을 조금이나마 여러분과 나눠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의 부담을 느끼고 몇 마디 적어봅니다.

 

어제(14)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으로써 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가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에 대한 판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기도하며 기다려야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내용을 다 알지 못하고, 법에 관한 전문지식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되었다는 점은 비상식적인 소수를 제외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합니다. 특히 국회와 선관위에 군대(그것도 특전사)를 동원한 것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헌법 위반 행위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오죽하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겠느냐’, ‘경고만 주려 했던 것이고, 실제로 국회의원들을 막지 않았으니 괜찮다라는 식의 생각이 든다면, 자기가 비상식적인 소수에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이번에 대법원에서 2년형이 확정되어 수감되는 정치인에 대하여 전직 검찰총장이었던 대통령 때문에 지난 5년간 멸문지화를 당해서 억울하겠다거나, 이번에 야당 의원 중 수박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거나, 내란 수괴를 무조건 사형시키라는 말을 쉽게 한다면, 또 다른 극단주의에 빠진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도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누군가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시각으로 옳은 것을 옳다 할 줄 알고 틀린 것을 틀렸다 할 줄 아는 분별력과 용기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선동가들의 선동에 말려들어 흥분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와 반대 성향의 사람들을 적대시하거나 증오하거나 조롱하거나 멸시하지 않으며, 오히려 손해 보고 희생하더라도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 ‘’, ‘1’, ‘2과 같이 상대방을 비하하고 조롱하여 자기 마음을 갉아먹고 주님을 슬프시게 할 언어는 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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