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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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국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대통령이 갑자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그로부터 두 시간여 지나서 국회가 즉시 계엄 해제를 결의한 것입니다. 야당은 즉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고, 어제() 국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그 안건은 개표도 하지 못한 채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결의하던 시간에 국회의사당 부근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탄핵 찬성 시위를 벌였고, 같은 시각 광화문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온 나라가 극심한 혼란과 갈등 속에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먼저, 이번에 이쪽이든 저쪽이든 사람들 대다수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보이는 것을 봅니다. ‘확증 편향이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입니다. 이번에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많이 보입니다.

 

또 다른 현상도 나타났는데, 바로 사회적 검증(social proof)’입니다. 이것은 다수의 사람이 옳다고 하면 확실하지 않아도 집단 압력에 의해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합니다. 사회적 검증 현상은 주식을 사고파는 시기, 투자 종목을 정하는 일, 유행하는 패션, 맛집 방문, 음식 주문, 여행지 선정 등에서 잘 나타납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1955동조 실험을 통해 어떤 의견에 대한 집단 압력의 영향을 입증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애쉬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하나의 선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보여준 뒤, 길이가 다른 선 3개가 그려진 또 다른 카드를 보여주어서, 첫 번째 카드의 선과 길이가 같은 선을 두 번째 카드에서 찾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한 명씩 방에 들어가서 하게 했더니 모두가 정답을 말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실험 참가자가 다른 7명과 함께 방에 들어가서 각자 답을 말하게 했습니다. 그중 한 명만 실제 참가자였고 다른 7명은 참가자를 속이기 위한 연기자들로, 그들에게는 일부러 틀린 답을 말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혼자 있을 때는 정답률이 거의 100%였던 것이 집단 상황에서는 63%로 내려갔습니다.

 

이렇게 그룹으로 18회 연속 실험했을 때 한 번도 틀리지 않게 대답한 사람은 123명 중 29명뿐이었고, 집단 압력에 굴복하여 모든 실험에서 틀린 답을 말한 사람도 6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기 외에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을 때는 오답률이 25%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번 한국의 경우를 봐도, 자기와 함께하던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의견을 말할 때, 자기 혼자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그것을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기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어도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크리스천들은 진리의 말씀대로 살아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회로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이 필수이고, 특히 목장에서 마음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혼자서는 세상의 집단 압력에 굴복하기 쉽지만, 사랑하는 형제자매와 함께라면 능히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의 습관처럼,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10:25, 새번역).

 

이 말씀 그대로, 열심히 함께 모여 삶을 나눔으로써 하나 되어 세상에서 승리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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