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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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 추수감사절을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그날 모처럼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뉴스 및 이런저런 글들을 읽고 있었는데, 페이스북(Facebook)에 올라온 한 글이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이 쓴 글인데,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인 서OO 씨가 10여 년 전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객실 승무원들이 한 차례 서비스를 마친 후 일부는 승무원 휴식 공간에서 쉬고 있을 때, 서 씨는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 객실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한 분이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어쩔 줄 몰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도와드릴까요? 어디가 편찮으세요?”
할머니는 잠시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서 씨의 귀에 대고 말했습니다.
“아가씨, 내가 틀니를 잃어버렸는데, 어느 화장실인지 생각이 안 나. 어떡하지?”
서 씨는 자기가 찾아보겠다고 하며 일단 할머니를 안심시킨 후 좌석에 모셨습니다. 그러고는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객실 안에 있는 화장실 쓰레기통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에 없었고, 두 번째에도 없었는데, 세 번째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휴지에 곱게 싸인 틀니를 발견했습니다. 할머니가 양치질을 위해 잠시 빼놓았다가 그냥 잊어버리고 가신 것을 누군가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던 것입니다.
승무원 서 씨는 틀니를 깨끗이 씻고 뜨거운 물에 소독까지 해서 할머니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크게 기뻐하시면서 목적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까지 몇 번이고 서 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때로부터 한참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서 씨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둘이 함께 지방에 있는 예비 시댁에 인사드리러 가기 며칠 전이었는데, 남자친구는 서 씨에게 “미국에 사시는 외할머니가 오셔서 지금 서울에 계시니 같이 인사를 드리러 가자.”라고 했습니다
예비 시댁 어른 중 연세가 제일 높으신 분이라 서 씨는 잔뜩 긴장한 채 남자친구를 따라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와 만난 순간 어디서 뵈었던 듯 이상하게 낯이 익어 여쭈어보았습니다.
“할머님, 처음 뵙는 것 같지 않고, 자주 뵙던 분 같으세요.”
그러자 할머니는 서 씨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시다가 갑자기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아가! 나 모르겠니? 틀니! 틀니!”
그러고는 오래전 그 탑승권을 여권 사이에서 꺼내 보이시는데, 거기에는 서 씨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언젠가 또 비행기를 타면 그때 그 친절했던 승무원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름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외손자와 결혼할 처자가 비행기를 타는 아가씨라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이런 인연이 어디 있느냐?” 하며 좋아하셨고, 서 씨는 예비 시댁 어른들을 만나기도 전부터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승무원이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곤란을 당한 어르신을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드린 것이 복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베푼 사랑은 언젠가 반드시 내게 복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이 하나님의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