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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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어떤 일이 일어날 때 보면, 여러 가지 상황들이 서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이루어지는 것을 봅니다. 저도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보면, 2~3초만 빨리 왔거나 늦게 왔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 하필 그 순간 그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반면, 무심코 차선을 바꾸었다가 몇 초 후에 원래 있던 차선에서 5중 추돌 사고가 난 것을 모면한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삶에는 이런 절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최근 큐티 본문이었던 에스더서를 묵상하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꼈는데,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상황이 절묘하게 들어맞으면서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봅니다.

 

먼저, 에스더는 자기 동족이 말살될 위기 앞에서 죽으면 죽으리이다하는 결단으로 왕 앞에 나아갑니다. 이때 왕이 금 규를 내밀면 살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게 되는 상황인데, 왕은 에스더가 들어오는 것을 보며 사랑스럽다는 마음이 듭니다(5:2). 나랏일로 마음이 복잡한 상태에서 왕후가 허락도 없이 온 것을 볼 때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에스더를 보는 순간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이것은 하나님의 절묘한 손길과 역사하심입니다.

 

더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집니다. 그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자신의 통치를 기록한 궁중 실록을 가져다 소리를 내어 읽게 시킵니다. 왜 하필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는지 신기하고, 또 잠이 안 오는데 왜 하필 궁중 실록처럼 지루한(?) 내용의 책을 가져다 읽게 했는지도 신기합니다. 조용한 음악을 연주하게 하거나, 의사를 부를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하나님의 절묘한 솜씨입니다.

 

게다가 다른 왕들의 역사도 아니고, 그저 몇 년 안 된 자기 통치 기간에 대한 부분을 읽게 한 것 역시 신기합니다. 또한 하필 그때 에스더의 사촌오빠인 모르드개가 두 내시의 왕 암살 음모를 발견하여 고발했던 부분을 읽게 된 것 역시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런 내용을 듣고도 왕이 그냥 넘길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모르드개에게 어떤 상을 내렸는지 신하들에게 묻자 아무 상도 내리지 않았다는 대답을 듣게 되어, 이제라도 모르드개에게 상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때 유다 사람들의 대적인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일 수 있도록 허락을 받으려고 하필 그 이른 시간 거기 나와 있다가 졸지에 모르드개를 높이는 일에 직접 시중을 드는 수치를 당하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계기로 하여 하만은 몰락의 길로 가게 되고, 모르드개는 영광의 길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일어난 배경에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런 절묘한 솜씨로 상황을 이끌어주신 데에는 에스더와 모르드개를 비롯한 유다 사람들의 금식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간절히 금식하며 기도하자, 하나님이 움직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다스리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상황들을 절묘한 솜씨로 엮으시면서 놀라운 역사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이 그런 역사를 일으키시는 핵심 요인이 바로 기도입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의 인생에서 절묘하게 여러 복잡한 상황들을 요리조리 떼었다 붙였다 하시면서 기가 막힌 역사를 이루십니다. “우리가 일하면 우리가 일하지만,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신다(When we work, we work. But when we pray, God works).”라는 말은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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