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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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회편지에서는 한국의 밥상 문화로부터 배우는 존중의 교훈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한국의 음식 문화 하나 흥미로운 것이 찌개입니다. 우리가 식사를 보통 밥상의 가운데에 찌개 냄비나 뚝배기가 있고, 가족들이 같이 각자의 수저로 찌개를 떠서 먹습니다. 가족들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도 주인 가족과 똑같은 냄비에 자신의 수저를 넣어서 떠먹습니다.

 

이것은 서양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가 굉장히 힘든 것입니다. 각자의 입에 들어갔던 수저를 찌개 안에 함께 담그다니, 도저히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주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찌개 냄비를 같이 사용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심성을 보여줍니다. 정신 의학에서는, 같은 그릇 안에 들어 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친근 행동'으로 봅니다. 친구가 마시던 음료수를 다른 친구가 마신다거나, 연인끼리 또는 가족끼리 팥빙수 그릇을 시켜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한국말에 "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식구, 가족 관계라는 말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 같은 그릇 안에 들어 있는 찌개를 손님과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은 손님을 가족으로 대접한다는 말이 되며, 서로 아주 친한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표시가 됩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 사람들은 인정이 많은 민족임이 분명합니다. 말만 아니라 문화 자체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손님을 초대해서 식사를 나눌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경우입니다.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 이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어렸을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차린 것도 없는데 어떻게 많이 먹을 있습니까?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서구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이것은 위선적인 말로 들립니다. 실제로는 음식을 많이 차려 놓고 그렇게 말을 하면서 내숭을 떠는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체만 가지고 비판한다면, 그것은 한국인을 너무나 모르는 말이며, 겉만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됩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아서 손님을 대접할 진수성찬을 준비하고 싶어 합니다. 어떻게든 많이 차려서 거하게 대접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고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 스스로 한스럽고 손님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잡수십시오."라는 말을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대접해드리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저희 살림이 여의치 않아 정도 밖에 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정성을 보시고 맛있게 잡수시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 힘들고 병에 걸리는 것은 정에 굶주려서입니다.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날 그것이 휴식이 되고 치료가 됩니다. 혹시 자신의 주변에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정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가 배우자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목장식구일 수도 있고, 다른 성도일 수도 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목장 모임 함께 식사를 하며 주님 안에서 정을 나누고 가족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모임을 오픈한 가정은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라고 마음껏 외치시고, 다른 지체들은 미소를 지으며 맛있게 음식을 드셔주십시오. 그러면서 인정을 나누고 치유를 경험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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