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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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를 다니던 20대 중반 시절, 한국에서 유학 온 30대 목사님들로부터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담임목사에 대해 한국 교회 교인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 능력은 조용기 목사님 같이 많고, 인격은 한경직 목사님 같이 훌륭하고, 설교는 이동원 목사님 같이 잘하고, 제자훈련은 옥한흠 목사님 같이 열정적으로 하는 목사를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아주 작은 교회조차 그러한 목회자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매년 부임한 날짜가 될 때마다 "부임한지 △년 된 오늘의 키워드"라고 하면서 글을 쓴 적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지난 3월 1일로 부임한지 8년이 되었지만 굳이 이제는 부임한지 몇 년 되었다고 쓰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어느 날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서 문득 '내가 우리 교회에 온지가 벌써 8년이 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감사하는 마음이 크게 드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지난 8년 동안 교인들의 변동도 많았고 교회 개스 폭발사고라든지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목회 사역을 감당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감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교회가 평안하게 지내온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요즘 교계 신문을 보거나 교회들에 대한 소식들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목회자가 안 좋은 일이 생겨서 교회를 나가게 되거나, 교회에 분쟁이 일어나 서로 싸우는 경우들이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이 시대에 예수님이 담임목사로 오신다면 어떻겠습니까? 아무리 예수님이라도, 학벌이 시원치 않다고 하고, 죄인들의 친구라서 세속적이라 하고, 특히 강단에서 교인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독설을 퍼붓는다는 등의 이유로 교회에서 쫓아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처럼 부족한 사람을 지난 8년 동안 담임목사로 함께 섬겨주시고 아무 말 없이 잘 협력해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 자신을 합리화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상 세상에 완전한 목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설교를 잘하면 행정력이 약하든지, 성격이 싹싹하면 추진력이 약하든지, 박력이 있으면 고집이 세든지, 성경공부를 잘하면 심방이 약하든지, 모든 목사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다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교회생활을 위해서는 불완전한 담임목사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담임목사가 모든 교인들을 다 만족시킬 수가 없습니다. 교인들이 기대하는 것과 원하는 바가 워낙 다양할 뿐 아니라 서로 반대가 되는 때도 많습니다. 한 사람의 목사가 많은 교인들이 원하는 것을 다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담임목사에게 맞추어주는 것이 더 쉽습니다. 교인들은 다수이고 목사는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제가 담임목사이니까 무조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조건 제가 원하는 것에 다 맞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불완전한 목회자이기 때문에 성도님들께서 저의 단점과 약점을 커버해주시고, 제 장점과 강점은 잘 살릴 수 있도록 협력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름다운 교회를 함께 이루어갈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성도님들께서 그런 식으로 잘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지금껏 우리 교회가 평안하게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각자의 사역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고 함께 협력해주심으로 더욱 아름다운 교회를 함께 이루어갈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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