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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버스 44*가 보여주는 죄 문제 (12/13/2015)

이준원 2015.12.13 01:03 조회 수 : 744 추천:1

 

교회에 처음 나오는 분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들 하나가 문제입니다. 일단 설교에서부터 "우리는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입니다."라고 하고, 대표기도 때도 "우리와 같은 죄인을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 나는 살아오면서 별로 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데 자꾸 죄인이라고 하나? 자기들이나 죄인이라고 하지 나까지 거기에 끌어들이나?' 하고 느끼며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sin)라는 것을 어떤 끔찍한 범죄(crime) 저지르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물론 살인이나 강도 같은 범죄도 죄라고 하지만, 거짓말이나 남을 속이는 , 나아가 마음속의 미움이나 음욕 등도 죄라고 말씀합니다. 그런 죄들은 '하지 말아야 것을 범한 (sins of commission)'입니다.

 

죄인이라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들이 더더욱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해야 하는 것을 (sins of ommission)'입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도 용서하라,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는데 하지 않은 것도 성경에서는 죄라고 말씀합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인터넷에서 읽은 사건이 기억납니다. 2011 어느 중국의 농촌 지역에서 여성 운전기사가 버스를 몰고 가는데, 폭력배 3명이 버스에 타서 승객들의 돈을 빼앗고 여성 기사를 희롱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들 두려워하며 끔찍한 상황을 외면하고 있을 , 보다 못한 중년남자 하나가 일어나서 그들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심하게 얻어맞아 부상을 입었고, 폭력배들은 여성 기사를 밖으로 끌고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한참 폭력배들과 여성기사가 버스로 돌아왔는데, 여성 운전기사는 아까 폭력배들에게 맞서다가 다친 남자에게 다짜고짜 버스에서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는 황당해하며 "여기서 유일하게 당신을 도와주려 사람이 아니냐?"라고 항의했지만, 여성 기사는 "당신이 내릴 때까지 출발하지 않는다!"라며 호통을 쳤습니다.

 

중년남자가 내리고 버티니까 모든 승객들이 일어나 그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그의 짐도 땅바닥으로 내던져 버렸습니다. 내동댕이쳐진 그는 다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산길을 걸어가다가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버스가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져 승객이 전원 죽었다고 했습니다.

 

까마득한 아래로 굴러서 부서진 버스를 보니, 그것은 놀랍게도 자신이 타고 왔던 바로 버스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사실인데, 버스 기사가 커브 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낭떠러지로 돌진하여 추락한 것이었습니다.

 

버스의 승객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해 보면 사실상 엄청난 죄를 지은 것입니다. 여성 운전기사는, 유일하게 깡패들의 악행을 말렸던 중년남자를 일부러 버스에 타지 못하게 하고서는, 자신의 불행을 모른 외면했던 사람들을 모두 죽음의 길로 데리고 것입니다.

 

이것은 중국에서 일어났던 실화이고 <Bus 44>라는 단편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여성기사가 깡패들에 의해 성폭행 당할 때는 몰라라 방관하던 사람들이, 착한 중년남자를 버스 밖으로 쫓아낼 때는 모두 적극적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살면서 저 폭력배들처럼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해도, 침묵하며 방관한 승객들처럼 해야 것을 하지 않는 죄를 저지르는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니 주님의 은혜와 자비로 살아가는 죄인임을 날마다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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