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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기 형제님 목자 간증

이준원 2012.11.20 16:24 조회 수 : 9894

  

작년 12월에 이곳을 떠나 산호세로 이사를 간 이종기 형제님과 원진희 자매님이 드디어 그곳에서 출석하는 산호세 시온영락교회의 목자 목녀로 자원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우리 교회에 와서 믿음의 확신을 갖게 되고 신앙생활을 잘하다 가신 분들이라, 더욱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특히 두 분은 지난 10월 휴스턴서울교회에서 열린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그때 받은 은혜와 감격을 가지고 본 교회에 돌아가 이종기 형제님이 간증을 한 것이 휴스턴서울교회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우리 교회의 열매이기도 한 두분이기에, 이종기 형제님의 귀한 간증을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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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온두라스 목장의 이종기입니다. 제가 시온영락교회는 2012년 1월 1일 예배부터 참석하였으니 약 11개월쯤 되었습니다. 교회 나온지 11개월 만에 마이크를 잡아보는 군요.

 

먼저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간증하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질문을 드립니다. 저 같은 사람도, 저 같이 많이 부족한 사람도,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좋으셔서, 무엇을 위해서 이 자리에 세워주십니까?

 

어렸을 때부터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한 것도 아니요,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교회나 하나님에 대해 부정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 상처 받아, 교회를 향해서는 서서 오줌도 누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탕자 같았던 저를 기다려주시고 이 자리에 세워주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 제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고 기다리고 계셨을까? 정말 궁금합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를 다녀오는 비행기에서 제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시작은 그놈의.... ‘세이레 오겹줄 심야 기도회’부터인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일요일 저녁부터 기도회가 3주 이상 매일 밤마다 된다는 것을 와이프에게 듣고, 같이 나가고 싶다는 와이프 말을 듣고 조용히 세 글자로 여러 번 대답했습니다. “미쳤어, 너나 가” 등등. 헌데 첫날 일요일 저녁에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사실 ‘쉬는 날이니 한 번만 나가서 얼굴 도장을 찍으면 와이프도 별 말 안 하고 앞으로 3주간 집에서 편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을 거야.’ 하는 얄팍한 생각으로 나갔습니다.

 

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날부터 ‘무슨 일 없거나 너무 안 피곤하면 나가지 뭐.’로 바뀌더니, 3주 내내 집에 아무 일이 없었고, 출장도 취소되고, 어느새 3주내 개근을 하게 되었고 부흥회까지 잘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뭔가 마음에 다른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닌 다른 분을 위한 기도. 거기서 느끼는 보람을 알아갈 무렵 찾아온 휴스턴 서울교회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의 기회를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덥석 잡았습니다. ‘이번에도 아무 일 없겠지’ 하고.

 

하지만 휴스턴 행을 신청한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보니 갑자기 일이 터져 있었습니다. 평신도 세미나가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인데, 30일까지 해내야 할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매니저는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일할 수 있으니 와이프에게 미리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제 매니저는 착한 중국 사람입니다.) 10월 30일이 데드라인이면 10월 26-28일은 완전 막바지인데 어떻게 하나, 참으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나 회사 팀 자체에서도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처음 해보는 일이 쉽게 풀려 나갔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이 쉽게 풀리어나가자 매니저는 옳다구나 하고 일을 계속 더 부어 주었습니다. (원래 착한데 시간에 쫓기어 그랬나 봅니다.) 그랬어도 출발하기 전 날까지 제가 맡은 부분이 너무나도 쉽게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일인데, 너무 잘 해결되어 출발하기 전 날엔 일찍 퇴근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11개월 동안 회사에서 그렇게 일찍 퇴근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평신도 세미나를 떠날 때는 모든 것이 들떠 있었습니다. 회사 일도 너무 잘 끝났고, 첫아이 지오를 낳은 뒤론 처음으로 둘만 가보는 것이라 모든 것이 들떠 있는 맘이었습니다. 휴스턴에 도착하자마자 음식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를 섬겨주시는 목자님은 저와 커리어도 비슷하고 모든 것이 짜 맞춘 것처럼 비슷한 맞춤형 목자님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참으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보여주신 것은, 문제가 있었고 지금은 힘들게 목장을 하고 계시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시는 목장 가족을 보여주셨습니다. 목장이 이렇게 어려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대표들이 나와서 하는 간증을 들을 때마다 저는 겁이 덜컥 덜컥 났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저렇게 존경받는 목자가 될 수 있을까? 저 목장을 보면 목원들이 참으로 목자를 좋아하는데, 내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난 참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데.’ 저는 긴장하고 두려운 마음에 사로 잡혔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간증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저에게 말하기라도 하듯이 “누구나 섬기는 마음과 기도를 하면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속으로 혼자 ‘말이 쉽지’ 하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출발할 때의 자신감은 다 사라지고 ‘아, 이제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기세 좋게 평신도 세미나까지 참여했는데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자신은 없고 걱정됩니다. 정말입니다. 좀 창피하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세이레 기도회며 평신도 세미나까지 다녀왔는데 걱정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세이레 기도회가 시작한 일요일 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때도 3주 동안 하는 기도회를 매일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작에 앞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평신도 세미나를 결정할 무렵, 3일 동안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너무 바쁜 회사 일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자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한 번 믿고 한발 내딛어 보았습니다. 제가 일단 한발 내딛으니 세이레 기도회 개근을 하게 되고, 또 제가 회사 일이 바쁜 와중에서도 제가 한 발 내딛으니 힘들었던 회사 일이 잘 풀리고 온 가족이 무사히 평신도 세미나를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처음에 주님께 했던 많은 질문에 대해 조금씩 답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제게 많은 것을 바라신 것이 아니라, 한걸음 내딛어주기를 바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마음먹은 섬김과 헌신에 대해서, 걱정보다는 일단 한발 내딛어보려 합니다. 많은 어려움과 쑥스러움 등에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한발 한발 내딛고 평신도 세미나에서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던 '기도와 섬김'으로 나아갈 때, 주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고, 도와주실 것을 믿습니다.

 

끝으로 아직 어린 두 딸들을 맡아서 세미나 내내 돌봐주신 사모님, 그리고 같이 돌보아주신 다른 여러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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