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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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시카고 인근에서 열린 교육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훈련 프로그램의 정식 명칭은 <Mediation Skills Training Institute for Church Leaders>,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중재 기술 훈련원>이었습니다.

 

이번에 저까지 13명이 참석했는데, 1명은 일반 법정에서 중재자로 자원봉사를 하는 평신도였고, 나머지 12명은 목회자였습니다. 그중 6명은 저와 같은 미국장로교(PCUSA) 목사였고, 3명은 성공회(Episcopal Church) 사제였으며, 다른 3명은 그리스도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줄여서 UCC) 목사였습니다.

 

이번 훈련 프로그램을 주관한 곳은 Lombard Mennonite Peace Center라는 기관인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 내에서 중재, 갈등 해결, 교회 건강, 리더십 계발 등의 분야에 있어 인정받는 기관입니다. 우리 노회에서도 이곳으로부터 훈련받도록 정했을 정도로 탁월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고, 지금도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이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노회 내에도 큰 갈등이 일어나 최근에 담임목사가 떠나고 지금도 계속 분열 상태인 교회가 있는데, 이번에 강사였던 분이 제가 콜럼버스에서 온 것을 보고 자신이 그 교회의 요청으로 최근에 다녀왔으며 앞으로도 몇 번 더 갈 예정이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이번에 저 빼고는 모두 미국 사람들이었는데,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미국 교회에서 중재가 필요하지 않은 교회가 거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교회가 갈등 가운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 교회가 유독 분열과 다툼이 심한 줄 알았더니, 어떻게 보면 미국 교회 내에서 갈등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교회 전체가 분쟁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이는 교회라도 내부에서 어떤 이슈들이 수시로 일어나 그것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일인데 몇몇 소수의 사람이 그것을 문제시하면서 교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봅니다.

 

제가 우리 노회 목회위원회에서 사역하다 보니까 실제로 그런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되었는데, 미국 교회들이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놀랐습니다. 오죽하면 목회위원들에게 비용을 다 대주면서 이런 중재 훈련을 받으라고 하겠습니까? 그 정도로 이 시대 교회 내에서 갈등과 분열과 다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기에, 그러한 현실에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이 분야에 관심이 많지 않아 몰랐는데, 갈등 해결과 중재의 기술에 대한 이론이 아주 많이 나와 있는 것을 봅니다. 이번에 이 주제에 대해 배우면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역할극을 통해 중재를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체계적인 이론의 바탕 위에서 논리적으로 단계를 잘 밟아가며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애쓰는 그분들의 노력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학문적으로만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등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이기에 하나님이 풀어주셔야만 합니다. 물론 이론은 무시하고 무조건 영적(?)으로만 하자고 해도 곤란하지만, 말씀과 기도와 예배의 바탕 위에서 이론을 적절히 적용하며 실천할 때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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