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페이스북(Facebook)을 보다가 거기 올라온 한 편의 짧은 비디오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것은 유명한 한국사 강사인 최태성 씨의 역사 앞에 선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었습니다. 기독교방송(CBS)에서 몇 년째 진행하고 있는 인기 강연 프로그램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에서 작년(2017) 8월에 강연한 영상이었는데, 아주 도전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강사는 말하기를, 위대한 인물들은 늘 역사 앞에 선 사람들이었으며, 그 대표적 인물 중 하나가 다산 정약용 선생이라고 합니다. 그의 멘토였던 정조대왕이 1800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정약용은 죄인이 되어 유배를 떠납니다. 그래서 무려 18년이나 되는 긴 기간 동안 유배생활을 하게 되는데, 너무 놀라운 사실은 그 기간 동안 정약용이 무려 500권 이상의 책을 써냈다는 것입니다. 초인간적인 수준입니다.

 

사실 1년에 책 한 권을 쓰는 것도 아주 힘든 일인데, 정약용은 왜 그토록 많은 책들을 썼던 것입니까? 그는 그 이유를 자신의 아들에게 쓴 편지를 통하여 밝혔는데, ‘내가 만약 이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역사 앞에서 나는 과연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하고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역사 앞에서 죄인 정약용이 아니라 개혁가, 사상가 정약용으로 남기 위해 자신의 처절한 흔적과 몸짓을 500여 권의 저서들에 남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그는 죄인이 아닌,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 사상가, 개혁가 정약용으로 정확히 기억되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의 외교권을 강탈한 을사늑약체결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도왔던 을사오적’(이완용, 이근택, 박제순, 권중현, 이지용)이 있습니다. 강사는 자신의 수업시간 때 학생들에게 그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주면서 마음껏 욕을 하도록 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나중에는 아주 신나게 욕을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강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시험에 나올 것들은 다 잊어도 되지만, 바로 이 시간 너희들이 욕했던 이 장면은 꼭 기억해라.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너희들도 언젠가는 선택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할 순간이 올 거다. 그때 이 수업시간에 했던 너희들의 그 모습을 기억해라. 을사오적은 죽었지만, 그들이 실제로는 죽지 못하지 않니? 역사 시간마다 이렇게 끊임없이 일으켜 세우면서 그들에게 역사의 단죄를 내리는 너희들의 모습을 기억해라. 너희들이 역사 앞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되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정약용은 그 당시 죄인이었지만, 지금은 엄청난 사상가이자 대학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을사오적들은 그 당시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리며 떵떵거렸지만, 지금은 민족을 팔아넘긴 매국노이자 죄인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역사 앞에 서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않았던 사람의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것이라고 하면서, 강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역사 앞에 서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자신의 강연을 마치고 있습니다.

 

이 강연을 보면서, 역사 앞에 서는 것이 참 중요하지만,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인류가 존재할 때까지만 유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시는가는 영원히 유효합니다.

 

늘 하나님 앞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면, 하나님 앞에 서는 날 착하고 신실한 종이라는 칭찬을 듣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은 영원이 걸린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단지 역사 앞에 서는 것을 넘어, 매 순간마다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서서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