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켄터키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 한 분이 제가 받았던 것처럼 릴리(Lilly) 재단의 안식년 보조금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올해는 제가 아는 목사님들 중 다섯 분이 지원을 했었고 그 중 세 분은 제가 직접적으로 도와드리기까지 했는데, 참으로 애석하게도 다섯 분 모두 불합격 통지를 받고 말았습니다.


지난 사순절 기간 중, 특히 고난주간에 다니엘 금식기도를 하면서 기도수첩에 나온 대로 내가 돕고 섬겨야 할 사람들을 찾아 돕는 일로 무엇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마감일이 얼마 안 남았던 릴리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목사님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몇 분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 중 세 분에게는 제가 실질적인 도움도 드렸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한 분도 뽑히지 못했습니다.


다른 목사님들도 저처럼 릴리 장학금을 받아서 안식월을 가지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것이 제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로서 이스라엘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들을 방문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으며, 그러는 가운데 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목사님들도 그렇게 되시면 좋겠다는 마음에 도움을 드리려고 한 것입니다.


특히 가정교회 컨퍼런스에서 만나는 목사님들을 보면, 대다수가 우리 교회보다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볼 때마다 애틋함이 있고, 제가 누린 것들을 그분들도 경험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내년 4월에 우리 교회에서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가 열리는데, 지금까지 많은 섬김을 받았으니 우리도 이번 기회에 섬겨보자는 취지로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참석하는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 중 어려운 여건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재정적 보조를 해드리고 싶어서 컨퍼런스를 위한 특별헌금도 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작년 오클라호마 비전교회와 올해 LA 미라클랜드침례교회에서는, 교인이 30명 이하인 교회 목회자들과 멀리서 오신 선교사님들에게 장학금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비록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하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정교회사역원에서는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미주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교회들은 한국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선교사나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거나 돌려주는 것이 관행이 될 경우, 앞으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희생하며 참가할 때, 당장은 힘들어도 결국은 더 큰 유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어느 목사님이 자신의 집에서 개척을 했는데, 이분은 개척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힘든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이분은 자신이 그 수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컨퍼런스는 희생을 치르고 참석해야 은혜가 된다는 것이 그분의 반대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그 목사님은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서 매달 적금을 붓는다고 합니다. 결국 이분의 교회는 순수하게 VIP 전도만으로 부흥이 되었고, 내년에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어려운 형편의 목회자들을 도우려는 뜻은 고맙지만, 주최 지침대로 강사를 포함하여 모두 다 등록금을 내고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원칙을 지켜달라고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컨퍼런스를 위한 특별헌금은 계속 해주시기 바랍니다. 장학금을 드리는 대신, 더 높은 질적 수준과 더 많은 양으로 베풀며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놀랍고 풍성한 컨퍼런스가 될 것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