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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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말씀의 삶> 2기를 준비하며 책을 읽던 중, 우리나라 초대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사건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지면 관계상 딱 하나만 나누어 보겠습니다.


선교 역사를 보면, 대개 선교사가 들어가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 과정을 통해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교사가 들어오기도 전에 말씀이 먼저 전해지고 이미 믿는 사람들이 생겨난, 아주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조선 선교의 문이 열리기 전, 스코틀랜드 출신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는 중국 선교를 위해 만주에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단동에 도착한 로스는, 압록강 너머 저 조선에는 2천만 명이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으로 가고자 선교본부에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했습니다. 당시의 조선은 쇄국정책이 펼쳐지던 아주 위험한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백 씨 성을 가진 개성상인이 로스를 찾아와 양복 옷감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 개성상인들에게 큰 수익이 되던 장사가 양복 옷감 장사였고, 백 씨는 로스가 선교사인줄 모른 채 스코틀랜드 사람이 있다니까 그것을 얻을까 하고 무조건 찾아와서 요청했던 것입니다.


그때 로스 선교사는 양복지 대신 양초 한 자루와 한문 성경책을 그에게 주었는데, 그것도 전체 성경이 아닌 마가복음서 쪽복음만 주었습니다. 이에 백 씨는 실망했지만, 당시는 책 자체가 아주 귀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것이라도 받아왔습니다.


그 후 북경으로 가서 2기 사역을 하던 로스 선교사는, 멀리 두고 온 조선 선교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타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선교본부에 다시 허락을 구했습니다. 이미 제너럴셔먼호 사건으로 토마스 목사가 순교한 후였기에, 그 위험한 조선 땅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고 만주에서 문서선교만 하라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다시 만주로 돌아온 로스 선교사는 성경 번역 작업에 착수하여 조선어와 중국어를 다 할 수 있는 조선 사람들을 구하여 중국어 성경을 조선말로 번역하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경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찾아온 20대 청년과 면접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는 이미 복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에 놀란 로스 선교사가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이 청년은 몇 년 전 자신이 양복 옷감 대신 마가복음서 쪽복음을 주었던 바로 그 백 씨의 아들 백홍준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너무나 놀란 로스 선교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백홍준과 그의 친구에게 성경 번역을 맡겼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최초의 한글 성경인 로스역의 번역에 참여하게 되었고, 말씀을 통해 더욱 확실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례 교인이 되었습니다.


로스에게서 양복 옷감 대신 엉뚱한 책을 얻어 고향 황해도로 돌아온 개성상인 백 씨는, 아들 백홍준에게 한자로 된 책이니 읽어보라며 마가복음서를 주었습니다. 백홍준은 그것을 읽으며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안에 알 수 없는 힘이 있음을 느끼며 이것은 보통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더 알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친구와 함께 만주 고려문으로 갔는데, 마침 두 나라 말을 하는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가 로스 선교사를 만난 것입니다.


이런 일은 사람이 계획해서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로스 선교사와 백홍준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한국 교회가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나아가게 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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