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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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라고 하면 머리에 바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에서는 19세면 가능하지만, 미국에서는 21세가 되어야 술을 구입하거나 마실 수 있습니다. 그 전에 하면 불법입니다.

   

처음 이민 왔을 때부터 이 점이 좀 이상했습니다. 미국은 18세부터 성인이며 투표권도 주어지는데,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는 왜 21세로 정해졌는지 의아했습니다. 지금도 이 문제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합니다. 18세로 나이를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음주 운전자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음주 연령을 줄이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해볼 때, 21세로 정한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나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21세가 되기만 하면 무조건 술을 마셔도 좋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자기 삶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미국에 이민을 올 때도 21세가 되면 부모 밑에 들어가 자녀로서 비자를 받을 수가 없고 따로 수속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만 20세까지는 미성년자와 같이 취급해주고, 21세부터는 정말 독립적인 성인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이제 진짜 성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도 어리다고 봐주거나 대충 넘어가줄 수 있는 그런 나이가 아니라,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인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책임 있게 감당해야 할 것이며, 잘못한 일이 있으면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되겠고 어떻게든 바로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채플(Youth Chapel) 청소를 맡은 분들은 실감하시겠지만, 청소년들이 겉으로는 성숙해보이고 다 큰 것 같아도, 아직까지는 많이 미숙합니다. 자신이 어지럽힌 것을 잘 치우지 않는 것만 봐도 느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멋을 내고 화장도 해서 어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키가 웬만한 어른보다 더 큽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른처럼 자발적으로 봉사하거나 책임감이 강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먹던 음식이나 음료수 병 또는 캔을 그대로 놔두고 갈 때가 많습니다. 쓰레기통이 한가득 찼어도 비울 생각을 하지 않고, 쓰레기를 그냥 그 안에 계속 꾸역꾸역 우겨 넣습니다. 바닥에 휴지가 떨어져 있어도(심지어 자기가 흘린 것이라도) 주울 생각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정돈된 의자들을 흩어놓고도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습니다. 주보나 설교노트나 성경공부 교재 등을 놓고 가든지 땅에 떨어뜨리고서도 그냥 갑니다. 화장실에서도 휴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바닥을 지저분하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아무리 커 보여도 어른이 아니라 '아이'인 것입니다.

   

어릴 때는 그렇게 해도 어느 정도 봐주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매일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매주 청소년 목장에서는 목장별로 돌아가며 설거지와 테이블 정리를 하도록 합니다. 친교실 의자도 자기들이 가져오고 식사 후에 자기들이 치우게 합니다. 모임 후에는 사용한 방을 자기들이 정리하도록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매주 그렇게 연습하며 나아갈 때, 앞으로 분명히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오늘 21주년을 맞이한 우리는,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해 더욱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라가기 원합니다. 21세가 된 키워드는 '책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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