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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그 동안도 목사님, 모든 성도님들, 주 안에서 다 평안하신지요? 무척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인즉, 이곳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거의 한 달이 넘도록 아무 소식도 받지도 못하고 전하지도 못했습니다만, 얼마 전 복구가 되어 이렇게 늦게나마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이곳 김용진 선교사님께선 지난 7월 9일 미국 본가에서 큰 아드님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7월 17일 급거 이곳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렇게 빨리 오신 이유는 그달 하순경 한국의 아리랑TV(케이블 방송사)라는 곳에서 이곳 사역을 촬영하고자 미리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로선 처음 듣는 방송사였는데,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랑스런 한국인들을 소개하는 프로라고 들었습니다. 벌써 금년 초 부터 몇 번이고 연락이 와서 오겠다고 했는데, 이곳 선교사님께서 정중히 사양을 했는데도 계속 사정하여 할 수 없이 허락이 되어 오게 되었다더군요. 며칠간 머물면서 저희들의 사역의 현장들을 촬영해 갔습니다.

 

8월에 들어선 선교사님께서 미국에 계신 여러 후원자들로부터 지원받은 헌금으로 이곳의 한 초등학교에 급식을 위한 식당 및 주방 시설들의 공사가 있었습니다. 급식을 시작하려면 우선 아이들이 먹을 장소와 "리쿠니"라는 죽을 끓일 주방 시설을 갖추어야 합니다.

 

한 곳의 학교 식당을 짓는 데는 약 5,000달러의 금액이 필요합니다. 이 금액은 한 사람의 헌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헌금을 해주시는 것이 쌓여 5,000불이 차면, 이곳의 한 학교를 선정하여 공사가 시작됩니다. 모든 시설이 다 완공이 되면 그때부터 저희들이 옥수수 가루를 정기적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약간 학생 수가 차등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한 학교가 약 천 명 정도 됩니다. 그 천명의 학생들이 매일 식사를 하게 되지요. 

 

처음 제가 이곳에 왔을 때는 초등학교 세 곳에 유아원이 약 16개 정도 되었었는데, 지금은 5곳의 초등학교에 33곳의 유아원 어린이 약 8-9천 명이 급식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공장 생산하는 파트를 맡고 있는 터라, 이 많은 양을 준비하여 생산하기 위해 매일매일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일은 이곳 교도소 재소자들이 대부분 하지만, 제때 공급이 안 된다든지 품질이 안 좋다든지 하면 모든 책임은 저희들한테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배고픈 어린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는 일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9월에 들어선, 지난번 3월에 선교사님께서 한국을 가셨을 때 여러 기업체로부터 기부 받은 신발과 옷들이(큰 컨테이너 2개) 약 4-5개월 만에 도착하여 통관에서부터 배분까지, 마치 전쟁을 치른 것 같았습니다. 신발은 모두가 새 신발이고 옷도 미켈란젤로라는 의류업체가 기부한 건데, 모든 게 포장도 뜯지 않고 가격표까지 붙어 있는 완전 새 옷이었답니다. 이 물건을 저희들이 옥수수가루를 공급하는 5곳의 학교를 순회하면서 한 가지 물품에 옥수수 3kg을 받고 나누어주었는데, 그것을 먼저 받으려고 밀고 당기고(어휴! 말도 마십시오), 까딱 했으면 사람까지 깔려 죽을 뻔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격으로 치면 물건 하나가 옥수수 30kg에서 90kg에 해당되는 가치인데, 단 3kg에 준다고 하니까, 이건 마치 전쟁터와 같았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이 3kg도 받아서 여러분의 자녀들 급식에 사용된다"는 홍보를 충분히 했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10kg쯤 메고 와서는 "3가지를 달라," "2가지 이상은 안 된다", 옥수수 받으랴, 신발 주랴, 옷 나누어주랴, 뭐 치수가 안 맞다, 색상이 마음에 안 드니 바꾸어 달라 등등, 우리 식구들은 한 5일 동안 사람에 시달려 나중에는 다 녹초가 되었답니다. 말이 콘테이너 두 개지, 그 양이 엄청 났습니다.

 

그리고 또 중순경에는 집을 한 채 지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은 방이 4개이고, 물론 화장실까지 따로 2개씩 구분되어 있지만, 한국의 Good People이라는 단체에서 파견된 사람들까지 한 집에 살려니 너무나 복잡하고 불편해서, 따로 새 집을 하나 지어 두 사람을 내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새 집도 지금 저희들이 살고 있는 집의 바로 옆에다 지었습니다만, 공사가 끝날 때까지 모두가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이곳 Good People과 저희 Crops of Love 재단의 재정을 맡고 있는 터라, 공장 내 모든 물건의 구입에서부터 저희들이 먹는 것, 입는 것, 또 모든 생활비까지 관리하던 차에 공사가 시작되어, 모든 자재 구입과 임금까지 지급하려니 9월 한 달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 이곳은 여름이 시작되어 낮 기온은 벌써 35도까지 오르내리는군요. 이 달 25일 경부턴 우기에 접어든다는데, 제때 비가 내려주어야 씨를 뿌리고 또 한 해 동안의 농사가 시작될 텐데, 모든 게 하나님의 보살핌이 없이는 한 시도 살아갈 수 없는 저희들 아니겠습니까? 모든 성도님들의 삶도 바쁘시겠지만, 시간 나는 대로 이곳 아프리카 말라위를 위해서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음 또 소식 전해드릴 때까지 주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말라위에서 박명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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